<<탁송은 역시 개꿀탁송 1666-8648>>


모처럼만에 업무일지로 찾아뵙습니다.


보통 특별한 일이 있어야 업무일지를 작성합니다만, 오늘은 크게 특별한 일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업무일지를 작성하는 이유는 오늘은 업무상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모처럼만에 일이 잘 풀렸고, 흔치 않은 조합으로 출고된 차를 타게 되어서 업무일지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잘 풀렸습니다. '서산-천안-문경-대구-천안'을 별다른 시간 지체 없이 돌았습니다. 마지막 코스였던 대구에서 천안행 오더를 수행하면서 들렸던 휴게소, 그리고 도착 이후 들렸던 전에 살던 자취방과 관련된 이야기도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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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떨어진 시간은 약 2시 20분 즈음... 3시 출발 천안행 오더가 올라와 잡았습니다.


일찍 오지 말고 시간을 맞춰서 오라고 하네요. 거리는 가까웠지만 마침 점심도 먹지 않았던 참이라 점심을 먹고 매매단지로 올라가니 시간이 딱 맞아 떨어졌습니다. 남대구ic 근처. 성서공단에 밀집되어있는 중고차 매매단지 중 한 상사에서 차를 받았습니다. 


천안까지 함께 갈 차는 올 뉴 프라이드(UB) 해치백. 그냥 널리고 널린 가솔린이겠거니 하고 봤더니만, 디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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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WGT U2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가 맞물린 올 뉴 프라이드 디젤입니다.


디자인같은 외적인 요소는 제외하고 사실 같은 디젤모델만 놓고 본다면 엑센트(RB)가 프라이드보다 상품성도 그렇고 모든 면에서 우월합니다. 이전세대 모델들과는 정 반대의 상황입니다. 가격차이도 그리 크지 않습니다.


우선 프라이드 디젤은 자동변속기 모델이 없었습니다. 수동변속기 모델에 디럭스와 럭셔리 두가지 트림만 운용되어 선택의 폭도 그리 넓지 않았습니다. 반면 엑센트 디젤의 경우 6단 수동변속기와 함께 5단 자동변속기의 선택이 가능했고, 최근에는 7단 DCT가 적용됩니다. 휘발유 모델과 별 차이 없는 트림 및 옵션구성으로 선택의 폭이 더 넓었지요.


뭐 프라이드 디젤도 크게 답답함이 없는 차량이긴 합니다만, 기계식(WGT)과 전자식(VGT)의 차이와 200cc의 배기량 차이에서 나오는 힘의 차이는 그냥 간과하고 넘어가지는 못할 수준입니다. 여튼 동급의 엑센트 대비 별다른 메리트가 없었던 프라이드 디젤을 왜 신차로 내린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새 주인을 찾아 천안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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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던 길.. 잠시 휴게소에 정차합니다.


차는 3시에 받았는데, 6시 맞춰서 천안으로 오라고 하네요. 국도를 타자니 시간이 애매하고, 중간에 내려서 국도를 타던지 그냥 고속도로로 올라가던지 하고 추억의 칠곡휴게소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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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프라이드 해치백. 육안상으로는 이게 디젤인지 가솔린인지 구분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예전에 비스토에도 끼우고 다녔던 15인치 알루미늄 휠. 럭셔리 트림에 기본 적용되는 사양입니다. 물론 디럭스는 깡통휠이 적용되며, 17인치 휠은 옵션으로도 선택이 불가능합니다.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프라이드가 훨신 더 마음에 들지만 저같으면 그냥 엑센트 위트 탈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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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화를 거친 차량인지라 엔진룸은 깔금합니다.


엔진 커버에는 CRDI 16V가 자랑스럽게 적혀있고, 에어크리너 커버 위로는 비닐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우측 휀다정도만 교환의 흔적이 보이고 그 외 별다른 사고나 교환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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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칠곡휴게소(서울방향).


지난해 여름으로 기억합니다. 울산에서 올라오던 길에 홍삼 사기를 당했고, 정확히 그 다음주에 혹시나 싶은 마음에 이 휴게소에 들어왔다가 똑같은 수법으로 홍삼을 팔던 모습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를 했었습니다. 경찰도 수년간 그런 신고만 들어왔었지 직접 실체를 확인하기는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여튼 요즘도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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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 테이블에서 간단한 조서를 작성했었는데...


그 뒤로 칠곡휴게소에 간간히 들어오지만, 그 당시의 기억은 생생합니다. 그리 좋은 추억은 아니지만,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이 휴게소에서 쉴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는 않기에 오늘은 그 당시 주요 장소 몇군데를 거닐어 보고 화장실에 다녀오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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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 다녀온 뒤 슬슬 휴게소를 나가려 하던 찰나에 뭔 그림이 그려진 차가 있기에 다가가보니 이타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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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크 LPG 오토. 카드캡쳐 사쿠라(카드캡쳐 체리)


뭐 도로 위에서 이타샤 보기가 쉬운 일은 아니고 하니 사진이나 찍고 갈 생각으로 가까이 가서 둘러보는데 차주분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시더니 저를 바로 알아보시네요. 불명예스러운 일로 한 이타샤 동호회에서 제명당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는 들려오는 소식은 없었는데 , 꽤 오래간만에 것도 우연찮게 만나뵈어 잠시 커피 한잔 마시고 왔습니다.


커피 한잔 마시고 내비게이션을 보니 예상 도착시간이 5시 58분이 찍혀있네요. 중간에 신탄진이나 청주에서 국도로 우회할랬더니만 그냥 고속도로를 타고 올라가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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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달리고 달리니 노을이 지기 시작합니다.


아직 동지까지도 한참 남았는데 벌써 다섯시면 해가 지기 시작합니다. 프라이드 디젤은 그래도 생각보단 잘 나가네요. 토크빨로 치고나가는 맛이 있습니다. 여튼 해가 빨리 떨어지는 겨울은 활동에 많은 제약이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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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올라오니 완전한 밤에 가까워집니다.


조금 느긋하게 올라오니 예상 도착시간을 거의 정확하게 맞출 수 있었습니다. 도착지는 상명대 삼거리 앞 정비소. 상명대를 다녔음에도 그 앞에 정비소가 있었나 싶더군요. 뭐 당시에 제가 유심히 보지 않았을 확률도 있었겠거니 하고 로드뷰를 찾아보니 2013년 즈음에 와서 공터에 카센터 건물이 생겨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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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바로 오자마자 리프트로 올라가고... 저는 회수해야 할 서류를 받아서 돌아갈 채비를 합니다.


이 근처를 지나다니던 일은 가끔 있었지만, 이 근처를 목적지로 놓고 온 것은 올 봄에 휴학원서 내러 왔던 이후로 처음입니다. 2학기도 얼마 남지 않았고, 또 다시 봄이 찾아오면 신입생들로 넘쳐나겠죠. 이 근처만 오면 그냥 우울해집니다. 여튼 일을 하면서도 온전히 학교 앞에 떨어지기는 처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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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는 차량들로 상명대삼거리 근처는 붐빕니다.


횡단보도 근처로는 학생들이, 도로 위로는 천안시내 방향으로 들어가려는 차들이 붐비고 있습니다. 이제 겨우 여섯시가 넘었지만 날도 어두워졌고 킥보드를 타고 학교까지 올라가기는 무리라는 판단에 약 6년 전 살았던 원룸 건물이나 보러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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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동남구 안서동 241-15 의상타운 403호.


도로명까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지번주소는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6년 전과 비교한다면 1층 상가도 싹 다 바뀌었고, 건물 앞 도로는 4차선으로 확장되었으며 건물 주인도 바뀌었습니다.


현재는 1층 상가에 식당과 피자집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존재하지만 제가 살던 당시만 하더라도 치킨집,세탁소,핸드폰가게가 있었습니다. 의상타운이라는 건물의 이름도 사모님의 성함에서 '의'를 주인아저씨의 성함에서 '상'을 따다가 만들었던 이름이라는데 주인이 바뀐지 5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계속 유지되고 있습니다. 상명대 정문 근처에는 사장님의 자녀 이름을 딴 '영선타운'이 있었으나, 그 건물은 새 주인이 바로 이름을 바꿔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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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던 시절과 달라진 부분이라면 상가 말곤 출입구에 버튼식 자동문이 생겼다는 부분입니다.


한번 올라갔다 오려 했으나 비밀번호를 모르니 그냥 앞에서 보고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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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4차선으로 확장된 진입로.


가로수로 있었던 은행나무는 모두 잘려나갔지만 전반적인 환경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혹시나 하고 옛 글들을 뒤져보니 건물에서 촬영했던 확장 전 도로 모습이 촬영된 사진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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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6년 전, 제가 들어가 있었던 그 방은 다른 누군가가 살고 있습니다.


건물 꼭대기의 불켜진 창문이 제가 살던 403호의 베란다 창문입니다. 모처럼만에 잘 풀려서 기분좋게 일을 하고 돌아가는 길에 당시의 추억들이 떠오르며 우울해지는 기분입니다. 6년 전 이 즈음에 느꼈던 패배감과 우울감이 그 당시 수준까진 아니지만 근래들어 다시 느껴지고 있습니다. 저 집에서 사용하던 노트북으로 지금 현재도 글을 작성하고 있지만, 당대 최신의 노트북이 지금은 구닥다리가 된 만큼 저 역시 별다른 구색을 갖추지 못하고 점점 구닥다리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슬퍼지기만 하네요.


자꾸 과거에 얽매이지 않아야 하겠지만 다시 보고싶어 찾아오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그저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정도만 알고있던 그 당시에 탁송기사로 돌아다니면서 먹고 살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으니 말이죠. 투병의 연속이던 당시의 나와 지금의 나는 그저 나이만 먹은 존재인건지. 그때는 그래도 많이 아팠다고 항변이라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별다른 핑계거리도 없는데 남들은 이미 졸업장을 받고 후련하게 떠나간 이 자리를 후련치 못한 마음으로 찾아오는 중도포기자이자 떠돌이 탁송기사인 내가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생각이 깊어지는 밤입니다.



정확히 6년 전 이 시기에. 방구석에서 우울감과 무기력함에 젖어 계속 들었던 노래. 주니엘(JUNIEL)의 나쁜사람입니다.


집구석에 박혀서 폐인으로 지내며 이 노래만 들었습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그저 정상적으로 지내는 척만 하며 박혀 지냈던 그 시절을 이 노래와 함께 다시 회상합니다.


P.S 말이 업무일지지 그냥 일하다가 다니던 학교 앞에 떨어졌다고 주저리 주저리 쓴 글이네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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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휴학 포함 6년차 휴학신청을 위해 신청서를 출력했습니다.


누가 보면 연예인이나 성공한 사업가로 보입니다만, 걍 하루 벌어 하루 살기 바쁜 탁송러입니다.


올해는 교무팀에서 미복학재적대상자라고 문자가 왔더군요. 3월 9일까지 모든 절차를 마쳐야 제적처리를 당하지 않는답니다. 뭐 다니자니 나이 서른살 쳐먹고 해먹기 뭐한 상황이고 그렇다고 관두자니 아까운 계륵같은 존재가 된 학적이긴 합니다만, 언제 어찌될지 모르는 일이고 하니 끌고 갈 수 있을 때 까지 계속 끌고 가기로 합니다.



학번이야 생생히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만, 비밀번호는 계속 잊어버립니다.


그런고로 또 본인인증을 거치고 비밀번호를 다시 설정한 뒤 로그인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별 의미 없는 메인페이지를 지나 학사정보 페이지를 들어갑니다. 수강신청보다 휴학신청이 익숙합니다. 휴학신청 기간동안 입학했던 학생들은 이미 학교를 떠난지 오래겠지요.



휴학원서를 작성합니다.


작성이래봐야 그냥 사유 선택하고 출력만 하면 될 일인데, 작성시마다 썩 기분이 좋진 않습니다. 학교에서도 왜 복학도 하지 않을거면서 꾸준히 학적만을 유지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겠죠. 다만 상명대 휴학이라는 학력으로 득을 볼 것도 없고 전혀 관련 없는 생업에 종사하는데 말입니다. 


이렇게 낙오자로 꼬이게 된 데에 제 잘못이 없는 건 아니지만 여러 감정이 교차합니다. 스무살에 얻었던 반 죽을뻔 했던 병. 그리고 복귀 이후 찾아온 우을증과 대인기피증. 물론 그걸 극복하고 열심히 학교생활을 했더라면 평범한 인생을 살고 있었겠지요. 6년 전 이 즈음에 수십명의 학생들이 학교라는 사막 속에서 신기루를 보고 찾아왔지만 우물은 없었습니다. 다만 그 자리에서 땅을 열심히 파서 우물을 만들어 낸 사람도 있었지만 저는 그저 우물을 파기보단 목이 말라 반 죽어가는 상태에서 다른 환상을 보며 다른 방향으로 향했고, 그렇게 하염없이 걷고 헤메다가 지금의 신기루에서 미약하게나마 땅을 파고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물론 지금 땅을 파고 있는 자리에서 습기를 머금은 모래가 나오고 있긴 합니다만, 지하수가 터져나올지 그게 아니라면 또 포기하고 다른 신기루를 보고 하염없이 걸어갈지 모르겠습니다.


아프지 않았더라면. 그냥 성적 생각 않고 졸업을 향해 달려갔더라면. 그저 평범한 대학생 루트를 타게 되었더라면.. 지금의 저는 그리고 이 블로그를 보는 여러분들께 비추어지는 저는 어떤 모습이였을까요. 생각하면 끝이 없을테니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모로 내년에는 7년차 휴학이 될지, 복학이 될지. 그게 아니라면 학적유지의 끝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일 안하고도 고정수입이 있다면 다시 다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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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득문득 2018.03.07 11: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군가가 한 말인데 "힘내자"!화이팅 하자!라는 말이 더 힘들게 하는 말일수있다 더군요.
    전 그말에 동의 하는측면이 있습니다. 저자신도 모를 무기력감에 빠져서 우울증 이라는 느낌이들면서 어떤 힘네! 라는 말도 도움이 안되는...
    탁송일로 문의 드리러 왔다가 이글도 보게됐네요.
    전 지금 세아이의 아버지 이며 시원찬은 벌이로 생계를 꾸려가고 아내의 벌이가 없으면 저혼자서는
    살기힘든 그런 상테지만 그런 삶이라도 살려고
    버티고있내요. 자존심도 사치인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때 정말 살기 싫어지기도 했지만 꾸역꾸역 살고 있네요. 글 잘 읽고 갑니다.

  • 음음 2018.03.07 13: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학교 주차장에 주차된 차를 보고 블로그를 찾아뵙게 된 학교 후배입니다. 선배님께서 어떤 상황, 어떠한 삶을 살고계신지는 잘 모르겠지만, 후배로써 꼭 모든 일 잘 풀리시길 마라겠습니다

  • ㅇㅇ... 2018.07.25 02: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같은 학교 신입생인데 과거의 아싸인생, 학교에 대한 의구심으로 적응 못하고 있네요
    부모님 몰래 휴학신청하고 자취방에서 알바하면서 고민하려고 생각중입니다